
《필리핀인들의 '첫 월급' 사용법: 가족부터 교회까지》
"내 첫 월급? 엄마가 먼저 웃었죠."
"첫 월급은 저 혼자 쓴 적이 없어요." 마닐라의 콜센터에서 일하는 23세의 안젤라는 웃으며 말한다. "엄마랑 교회에 먼저 드렸죠. 그다음엔 치킨 조각 하나 정도?"
그녀의 말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박수를 친다. 알고 보니, 이것이 이들의 '첫 월급의 미학'이다.
1. 인터뷰: 필리핀 청년 5인의 '첫 월급' 고백
- 안젤라 (23세, 콜센터 직원)
“엄마가 새 신발이 없으셔서 백화점에서 799페소짜리 구두 사드렸어요. 그리고 주일날, 교회 헌금으로 500페소 드렸죠. 저요? 길티하게도 저는 미니 팬케이크 샀어요ㅋㅋ” - 제롬 (25세, 건설 현장 노동자)
“첫 주급 받자마자 바로 고향으로 송금했어요. 어머니께서 새로 사신 라디오랑 쌀 한 포대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울컥하더라고요.” - 리자 (21세, SM 몰 매장직원)
“제 첫 월급은 ‘감사 예배’를 위해 썼어요. 가족 다 같이 모여 기도하고, 치킨조이 두 박스랑 아이스크림으로 파티했죠. 그날 밤이 아직도 가장 따뜻했어요.” - 마이클 (22세, 트라이시클 운전사)
“첫 날은 동생들 학용품 사고, 둘째 날은 아빠 담배 한 보루 사 드리고, 셋째 날은… 지갑에 남은 게 없더라고요 ㅋㅋ.” - 크리스틴 (24세, 온라인 ESL 튜터)
“처음으로 스스로 번 돈으로 아버지 약값을 냈어요. 한국 학생이 ‘선생님 오늘 밝아 보이네요’ 했을 때, 속으로 울 뻔했죠.”
2. 왜 이렇게까지 가족 중심일까?
한국에서는 첫 월급으로 부모님 지갑 선물하거나 삼겹살 한턱 내는 정도가 일반적이죠.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그 선이 다릅니다.
가족 = 생존의 연대입니다. 연장자 부양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문화고, 첫 월급은 '성인 선언'이자 '감사의 제물'이에요.
그리고 대부분이 대가족이에요. 조부모, 고모, 사촌… 심지어 옆집 아줌마까지 '패밀리'로 인정되는 무한 확장형.
이러니 월급 1만 페소도 눈 깜짝할 새에 증발합니다ㅋㅋ
3. 교회가 빠질 수 있나?
필리핀의 교회는 '영적 공간' 그 이상이에요.
첫 월급의 일부를 **'감사 헌금'**으로 드리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카톨릭이든 개신교든 상관없죠. 어떤 이들에게는 첫 월급을 교회에서 '축복'받지 않으면 불안하기까지 해요.
한국에서는 드물지만, 필리핀에서는 이게 문화.
한국 청년들이 ‘술집 투어’로 축하한다면, 필리핀 청년들은 ‘가족+교회 투어’로 마음을 씻죠.
4. 결국, 첫 월급은 누구를 위한 돈일까?
필리핀 청년들에게 첫 월급은 **'자신'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증명'**입니다.
그것은 "이제 나도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선언.
그 순간, 그들의 어깨에는 자유 대신 책임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슬프지 않아요.
그들은 “엄마가 웃으셔서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게, 진짜 첫 월급의 힘 아닐까요?
🔚 한 마디 정리
한국의 첫 월급 = 나를 위한 ‘소확행’
필리핀의 첫 월급 = 가족을 위한 ‘소중한 약속’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 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첫 월급은 누구를 웃게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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