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국경일엔 무엇을 하나? – 민족주의와 음식의 날》
"바이얀리한(Bayanihan)" 정신이 깃든 날들
필리핀에서 국경일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다. 전쟁과 저항, 영웅과 희생을 기리는 날이며, 동시에 바비큐 굽고, 할로할로 나누며, 가족·이웃과 하나 되는 축제의 시간이다. 이 모든 것이 모여 **‘민족주의 + 음식 = 필리핀식 애국’**으로 귀결된다.
Independence Day (6월 12일) - 독립의 맛은 치킨 이나살?
- 독립기념일에는 종종 바랑가이(Barangay) 단위의 퍼레이드가 열린다. 고등학생들의 드럼 앤 리릭 밴드부터 각종 코스튬 퍼레이드까지, 의외로 규모가 크다.
- 공원에선 국기 게양식, 군인 사열이 펼쳐지고, 뒤편 그늘에선 삼겹살처럼 생긴 **리촌 바부이(Lechon Baboy)**가 돌고 있다.
- 팜팡가나 일로일로 지역에서는 Adobo와 Pancit, Inasal(숯불 닭구이) 등 각 지역의 전통음식을 나눠먹으며 독립의 의미를 되새긴다.
Bonifacio Day (11월 30일) - 영웅을 기리며 튀김을 기름에?
- 카티푸난 혁명군의 지도자 안드레스 보니파시오를 기념하는 날. 마닐라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무술인 아르니스(Arnis) 시범도 열린다.
- 이 날의 음식은 조금 더 서민적이다. 거리 곳곳에서 튀김 간식(Tusok-tusok), 바나나큐, 토크넛초코, 비콜 익스프레스 등이 흔하다.
- 일부 학교에선 학생들이 혁명가 복장을 하고 보니파시오의 생애를 연극으로 재연하기도 한다. 필리핀식 민족주의 교육 현장이다.
뜻밖의 퍼레이드 – 진심인가, 퍼포먼스인가?
- 퍼레이드는 복고 스타일의 혁명가 코스프레, 카트리온처럼 미인대회식 행진, 기마 경찰단까지 등장하며 꽤나 쇼처럼 진행되기도 한다.
- 일부 사람들은 “행사성 국뽕이다”라고 비판하지만, 많은 필리피노들은 여전히 가슴에 손 얹고 Lupang Hinirang을 부른다.
- 진심과 이벤트 사이, 그 모호한 경계가 필리핀 국경일의 묘미다.
음식의 날 – 진심이 통하는 곳은 주방이다
- 국경일은 가족들이 함께 요리하고 먹는 날이기도 하다. 필리핀 사람들은 “독립은 피로 얻고, 음식은 사랑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 집집마다 다르게 차려지는 국경일 상차림은 필리핀의 다양성과 연대감을 보여준다.
- “Mabuhay ang Pilipinas!”라는 외침 속에선 정치적 분열을 잠시 잊고, 모두가 리촌 한 입 더 먹는다.
정리하자면…
- 국경일 = 바랑가이 퍼레이드 + 학교 행사 + 가족 밥상
- 먹는 음식: Lechon, Adobo, Pancit, Inasal, Banana cue, Halo-halo
- 느껴지는 감정: 반쯤 쇼, 반쯤 진심... 그래도 결국 모두 웃는다.
"국경일은 필리핀 사람들이 ‘우리는 하나다’라고 말하며 리촌 껍데기를 서로 먼저 먹는 날이다.”
필리핀에서 국경일은 민족주의와 식도락이 정면충돌한 날, 그 안엔 진심과 유쾌함, 그리고 놀라운 공동체의 온기가 담겨 있다.
🎤 [마닐라 / 고등학생 드럼팀 소속, 아리아(Aria, 17세)]
"Bonifacio Day는 솔직히 힘들어요. 우리 학교 드럼 앤 라이릭 밴드는 새벽 4시부터 연습해야 해요. 근데 이상하게도... 국기 올릴 때 마음이 좀 찡해요. 뭐랄까, 진짜 우리나라 같다는 느낌? 그래도 퍼레이드 끝나고 길거리 튀김 사 먹는 맛에 버팁니다!"
🎤 [바기오 / 은퇴 교사, 마놀로(Manolo, 67세)]
"Independence Day는 나한테 특별한 날이에요.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거든요. 요즘 젊은이들이 춤추고 퍼레이드 하는 걸 보면 ‘쟤들 너무 가볍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 게 애국심의 새로운 방식일 수도 있겠죠. 나는 그날마다 아도보랑 신이강을 꼭 만들어 먹어요. 가족이랑 나누는 밥이 가장 좋은 기념이죠."
🎤 [일로일로 / 리촌 전문 요리사, 엘리사(Elisa, 43세)]
"국경일은 리촌 대목이에요! 특히 Independence Day랑 Rizal Day엔 예약이 폭주해요. 어깨 빠질 정도로 돼지를 굽지만, 손님들 얼굴에 웃음 가득하면 그 피곤함 다 잊죠. 필리핀 사람들, 배불러야 나라 생각도 해요. 하하."
🎤 [다바오 / 대학생, 케빈(Kevin, 21세)]
"나는 국경일을 ‘휴식과 유튜브의 날’로 생각했어요. 근데 작년에 친구들이랑 자발적으로 작은 독립기념 콘서트 열었을 때 진짜 느낌이 달랐어요. 우리가 무대에서 ‘Bayan Ko’ 부를 때 관객 몇 명이 울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필리피노구나’라고 느꼈어요."
🎤 [바탕가스 / 거리 음식 장수, 롤리타(Lolita, 58세)]
"Bonifacio Day 같은 날엔 바나나큐가 날개 돋친 듯 나가요. 애국심이 밥 먹여주진 않지만, 사람들이 기분 좋아서 더 많이 사 먹는 날이죠. 난 손님이 ‘이 튀김 진짜 맛있다’고 하면, 그게 내 국기야. 내 방식의 기념이죠."
🎤 [세부 / 트라이시클 운전사, 주니어(Junior, 34세)]
"솔직히 말해요? 나한텐 국경일이 그냥 '차 안 막히는 날'이에요. 도로 한산하고, 손님 없고, 그럼 친구들이랑 맥주 한 잔 하지요. 그래도 TV에서 퍼레이드 보면 괜히 뭉클해요. 우리 조상들 덕에 오늘 우리가 있는 거니까요."
🎤 [팔라완 / 초등학교 교사, 그레이스(Grace, 29세)]
"학교에서 아이들과 국경일 수업을 하면 너무 행복해요. 아이들이 보니파시오 복장 입고 연극할 때 귀여워서 웃다가도, 마지막 대사에서 울컥할 때가 있어요. ‘카티푸난!’ 외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걸 다시 배워요."
이처럼 필리핀 국경일은 세대와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선을 갖고 있지만, 공통된 하나는 있습니다:
“그날은 모두가 ‘필리피노’가 된다는 것.”
퍼레이드보다 중요한 건 국기보다 작은 이야기들 속에 있다.
필리핀의 국경일은 그래서 오늘도 굽고, 나누고, 웃으며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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