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가스피(Legazpi)


필리핀 레가스피(Legazpi) 여행 가이드
마욘 화산의 도시에서 만난 또 다른 필리핀
🧭 레가스피는 어떤 곳인가요?
- 필리핀 루손 섬 남동부, 알바이(Albay) 주의 주도
- 마욘 화산(Mayon Volcano)의 완벽한 원추형 실루엣으로 유명
- 대자연, 활화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
✈️ 레가스피 가는 법
항공편 이용 시
- 마닐라 → 레가스피 : Cebu Pacific, AirAsia, Philippine Airlines에서 매일 직항 (약 1시간 소요)
- 세부 → 레가스피 : Cebu Pacific 운항 (약 1시간 10분)
버스 이용 시
- 마닐라 Pasay 또는 Cubao 터미널에서 장거리 버스 운영
- DLTB, Philtranco, Cagsawa Bus Lines 추천
- 이동시간 : 약 10~12시간, 야간 버스 다수 운영
🚕 시내 교통수단은요?
- 트라이시클(Tricycle) : 시내 곳곳 이동 가능, 가격은 협상 필수
- 지프니(Jeepney) : 저렴하지만 노선 파악 필요 (현지 체험으로는 추천)
- 그랩(Grab) : 차량 수는 적지만 사용 가능
- 렌터카 : 공항 또는 시내에서 대여 가능, 운전에는 주의 필요
🌋 필수 관광지 BEST 4
마욘 화산(Mayon Volcano)
- 완벽한 원추형 화산, 레가스피의 랜드마크
- 날씨 좋은 날은 시내 어디서든 선명히 보이는 절경
카그사와 유적지(Cagsawa Ruins)
- 1814년 화산 폭발로 묻힌 교회 유적
- 마욘 화산을 배경으로 인생샷 찍기 좋은 장소
리그논 힐(Lignon Hill)
- 마욘 화산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
- ATV 체험, 집라인, 일몰 감상 가능
에마바 트레일(Embarcadero Trail)
- 초보자용 하이킹 코스
- 레가스피의 바닷가와 마욘을 함께 감상
🧭 숨겨진 명소를 찾고 싶다면?
비딩 해변(Bidang Beach)
- 사람 없는 조용한 모래사장
- 마욘 화산과 바다의 조합이 인상적인 곳
바쿰 폭포(Bacum Falls)
- 자연 그대로의 폭포
- 접근이 쉽지 않아 현지 가이드 동행 추천
St. Joseph Church
- 고풍스러운 스페인 양식 성당
- 마욘과 함께 찍는 웨딩 촬영지로도 인기
Japanese Tunnel
- 일본군이 남긴 지하 터널 유적
- 짧지만 역사적인 체험 가능
🍴 레가스피의 맛집 리스트
- Small Talk Café – 마욘 파스타, 비콜 특식이 인상적인 로컬 맛집
- 1st Colonial Grill – 매운 Sili Ice Cream으로 유명한 명소
- Bigg’s Diner – 비콜 지역 로컬 체인, 아메리칸 스타일 음식
- Red Labuyo – 정통 비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인기 식당
- La Mia Tazza Coffee – 조용한 카페, 마욘 전망과 커피 타임 모두 만족
🏨 어디서 잘까? 숙소 추천
백패커&가성비 숙소
- Mayon Backpackers Hostel – 깔끔하고 저렴한 숙소, 백패커 분위기
- Legazpi Tourist Inn – 중심가 위치, 트라이시클 접근 용이
중급 이상 호텔
- The Oriental Legazpi – 마욘 화산 뷰, 인피니티풀 보유
- Hotel Venezia – 공항 인근 조용한 숙소, 깔끔한 서비스
고급 리조트
- Misibis Bay Resort – 럭셔리 휴양지, 레가스피에서 차로 약 1시간
- 마욘 화산, 바다, 프라이빗 해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리조트
⚠️ 여행 시 주의사항
- 마욘 화산은 활화산입니다. 방문 전 PHIVOLCS 웹사이트에서 화산 경보 단계 확인 필수
- 우기(6~10월)는 태풍 가능성 높음. 여행 일정은 기상 예보와 함께 조정 필요
- 트라이시클 요금은 탑승 전 반드시 협상
- 시외 이동 시 해 지기 전 마무리하는 것이 안전
- 수돗물은 마시지 말고 생수 구입해서 음용 (₱20~₱30 정도)
✍️ 마무리하며
마욘 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레가스피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필리핀의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여행자에게는 낯설고도 따뜻한 감동을, 그리고 사진 애호가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풍경을 선사하는 이 도시.
한번 다녀오면 잊을 수 없고, 두 번 다녀오면 사랑하게 되는 도시 – 그것이 레가스피입니다.
마욘 화산 아래서 보낸 4박 5일 – 레가스피 여행일기
“불완전한 내 하루에도, 마욘처럼 완벽한 순간이 있다.”
🛬 Day 1 – 첫 만남, 그리고 마욘
마닐라에서 레가스피까지 한 시간 남짓.
창밖으로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 난 숨을 멈췄다.
마욘 화산.
그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대자연이 빚어낸 예술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반갑게 다가온 뜨거운 공기.
숙소는 [The Oriental Legazpi]. 방 안 커튼을 걷자마자 또 한 번 말문이 막혔다.
창밖엔, 마욘이 그 어떤 포토샵보다 완벽하게 서 있었다.
저녁은 Small Talk Café.
마욘 모양의 파스타에 비콜 특유의 향신료가 입안을 휘감는다.
첫날부터 이 도시에게 제대로 반한 기분이었다.
🛵 Day 2 – 유적과 자연 사이
아침은 간단히 로컬 카페에서 바콜로드식 커피와 바나나 퀘이크로 시작.
첫 목적지는 카그사와 유적지.
1814년, 화산이 삼킨 교회의 잔해 앞에서
내 안에 잠든 역사적 상상력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마욘은 그날도 변함없이 완벽했고,
붕괴된 유적은 그 안에서조차 고요한 아름다움을 뿜고 있었다.
오후엔 리그논 힐.
지프니를 타고 올라가, 한참을 걷다보니 전망대에 닿는다.
마욘, 도시, 바다. 세 가지 풍경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찰나.
지금 이 순간이, 내 일상에선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를 황홀이었다.
저녁은 1st Colonial Grill –
매운 고추 아이스크림(Sili Ice Cream)은
내 혀에게 아주 작은 혼란과 아주 큰 기쁨을 동시에 안겨줬다.
🌊 Day 3 – 물소리와 바람 사이
아침 일찍, 현지 가이드와 함께 바쿰 폭포(Bacum Falls) 트레킹.
진입로는 쉽지 않았지만, 도착했을 때 그 고생이 전부 보상됐다.
세상 어디에도 등록되지 않은 청명한 물소리.
우리는 누구의 허락도 없이 이 순간에 머물렀다.
점심은 시골 식당에서 Bicol Express –
코코넛과 칠리의 대결, 혀 위에서 화해하고 평화를 맺는다.
오후엔 해안 도로 따라 비딩 해변으로.
사람 한 명 없는 해변에서 파도 소리만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선 와이파이보다 바람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
🎈 Day 4 – 도시 속 풍경
오늘은 도심을 여유롭게 걷기로.
Legazpi Boulevard를 따라 산책하고,
La Mia Tazza Café에서 노트북 펴고 잠깐 글도 쓰고.
점심은 Red Labuyo –
돼지고기 라잉(LAING)과 핫초콜릿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오후엔 Embarcadero Trail에서 짧은 하이킹.
바닷가 따라 펼쳐진 길, 그리고 한쪽으로는 마욘이 따라오듯이.
이 도시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어디서든 마욘이 시선을 붙잡는다는 것.
저녁은 숙소 루프탑에서,
레가스피의 야경과 마욘의 실루엣.
조용한 음악 없이도 충분히 음악 같은 밤.
✈️ Day 5 – 작별, 그러나 아직 안녕은 아니야
아침 일찍 트라이시클 타고 시장 구경.
현지인들과 웃으며 조그만 간식 사 먹고,
이름 모를 과일 몇 개 챙겨 공항으로 향한다.
창밖으로 멀어지는 마욘 화산.
왠지 ‘또 오겠지?’ 하고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다.
가끔은 도시에 반해 여행을 연장하지만,
이 도시는 떠난 후에 더 많이 생각나게 만드는 도시다.
✍️ 여행을 마치고
레가스피는 거대한 자연과 조용한 일상이 함께 숨 쉬는 곳이었다.
그리고 마욘은 단지 화산이 아니라
내 마음속의 한 페이지를 완성시켜준 풍경이었다.
언젠가, 다시.
마욘과 눈을 맞추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