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레스2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3화/4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3화. 앙헬레스, 붉은 거리에서 떠날 준비까지앙헬레스에서 맞는 첫 아침은 생각보다 조용했다.트라이시클 소리도, 거리의 분주함도내 안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느리게 들렸다.아마도 여행 초입의 그 설렘 때문이었을까.나는 슬리퍼를 끌고 앙헬레스 공공시장으로 향했다.그곳은 살아 있었다.칼라만시 향이 코끝을 찌르고,물고기 비늘이 해를 반사하는 그 복잡한 골목 사이에서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망고 세 개를 50페소에 팔았다.“달아. 진짜야.”그 말이 왠지 믿음직스러워서 바로 샀다.그리고 그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여행스러운 망고 맛이었다.점심엔 길거리 시시그를 찾아 나섰다.시장 옆 작은 포장마차, 철판 위에서 자글자글 소리 내는 고기.칼라만시를 톡 뿌리고, 고추 하나 툭 썰어 넣으니뜨거운 김과 함께.. 기타 2025. 4. 16.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1화/2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1화. 마닐라, 떠나기 전날 밤쿠바오(Cubao)의 밤거리, 조금은 지저분하고, 조금은 번잡하지만… 그 안에 묘한 매력이 숨어 있다.여행을 떠나기 전, 도시는 나에게 조용히 묻는 듯했다.“진짜 갈 거야? 이번엔 또 어디까지?”그날 밤은 쿠바오(Cubao) 근처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다.1박에 600페소. 뜨거운 물은 안 나왔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에자(EDSA)의 붉은 불빛은 뭔가 낭만적인 출발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근처 세븐일레븐(7-Eleven)에 들어가니 진열대엔 라면, 통조림, 그리고 시원한 레드홀스(Red Horse) 맥주.그래, 오늘은 맥주 하나로 충분하지.마당 의자에 앉아 맥주 마시며 흘러가는 지프니(Jeepney)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 외국인 여행자가.. 기타 2025.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