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판2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7화/8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7화. 다구판에서의 5일, 물 위를 걷는 법5월 22일, 이른 아침.창밖은 안개가 내려앉은 듯 뿌옇고, 지프니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았다.나는 조용히 옷을 입고, 신발 끈을 조였다. 오늘은 도시를 걷는 날.아니, 도시가 나를 걷게 할 날이다.호텔 몬데에서 나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다웰강(Dawel River).이 도시가 '물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를 직접 보고 싶었다.강변에는 대나무로 만든 배가 여러 척 정박해 있었고,천천히 나아가는 배 위에서 바람이 귓가를 스쳤다.가끔은 지역 고등학생들이 민요를 부르며 배 안내를 돕기도 했다.그 목소리는 한 편의 기도처럼 들렸다.강 끝에서 내리자, 현지인이 **방우스 양식장(Bangus Farm)**을 알려줬다.“이쪽이에요. 이 물고기들이 우.. 2025. 4. 17.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5화/6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5화. 딸락, 작지만 정직한 도시에서— 5월 18일~20일, 무계획의 여정 속, 잠시 멈춘 하루들 —첫째 날 – 천천히, 딸락 속으로 들어가기아침은 고등어 굽는 냄새였다.무에르토 하우스의 작은 주방에서 풍겨오는 향,그리고 주인이 건넨 달걀 프라이와 마늘밥.딸락에서의 첫 아침은 그렇게 진심이었다.시내는 작았다. 하지만 걷는 데엔 딱 좋았다.딸락 대성당(Tarlac Cathedral)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성당은 오래된 돌담과 고요한 시간의 냄새로 가득했다.햇살 아래에서 기도하는 노인의 모습이, 이상하게 따뜻했다.시장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목,삶은 땅콩, 튀긴 시그시그, 바나나큐를 파는 노점상들 사이로 걸었다.“Tikman mo ito. 맛 좀 봐요.”처음보는 얼굴에도 선뜻 권해주는 .. 2025.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