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bangued)2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17화/18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제17화6월 20일, 뱅드에서 산타 마리아로아침, 뱅드.한껏 눅진한 이른 햇살이 산등성이를 감쌌다.나는 배낭을 메고 숙소 주인 아주머니께 깊게 허리를 숙였다."살아있으면 또 오겠습니다!"아주머니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나는 뒤돌아 터미널로 향했다.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은은한 국수 냄새가 풍기던 작은 포장마차, 그리고 이상하게 정든 골목들.내 발걸음은 터미널로 가는데, 마음 한쪽은 뱅드에 꽂혀 있었다.(아, 인간 마음은 이렇게 양다리를 걸친다니까.)터미널에 도착하니 버스가 이미 대기 중.기사 아저씨는 손짓으로 "얼른 타라"고 하고 있었다.차에 올라타면서 마지막으로 뱅드를 돌아봤다."짧았다, 뜨거웠다, 안녕이다."버스가 덜컹거리며 출발했다.산을 타고 오르고, 계곡을 돌고, 온 .. 기타 2025. 4. 29.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15화/16화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제15화: 본톡 지나 험난한 뱅드(Bangued)로 가는 마지막 이야기 그리고 도착하는 풍경 마음......뱅드로 향하는 길은 마치 시간이 꺾여 내려가는 골짜기 같았다. 본톡의 마지막 이슬을 털어내며 버스를 탔을 때, 나는 그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을 가슴속에 넣고 있었다. 도로는 험했고, 산의 그림자는 점점 낮게 깔렸다.시간이 아닌 거리의 피로가 쌓일수록 마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고,모든 기대가 사라졌을 때, 처음 보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그 순간, 뱅드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었다.마치 오랜 이야기 끝에 겨우 마주하는 마지막 장면처럼,그 풍경은 말을 걸어왔다.“이제, 숨 좀 쉬어도 돼요.”이제는 바람과 햇살을 기록해본다. 뱅드에 도착한 그날의 오후를, .. 기타 2025. 4.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