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제9화: 바기오, 안개 속의 도시에서 나를 걷다
5월 27일 — 바기오의 첫 아침
창밖은 안개가 내려앉은 듯 뿌옇고, 지프니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옷을 입고, 신발 끈을 조였다. 오늘은 도시를 걷는 날. 아니, 도시가 나를 걷게 할 날이다.
호텔을 나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번햄 파크(Burnham Park). 이른 아침의 공원은 조용했고, 호수 위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노란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안개를 뚫고 들려왔다. 그 소리는 한 편의 기도처럼 들렸다.
공원을 지나 세션 로드(Session Road)를 따라 걷다 보니, 거리의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빵집에서 갓 구운 판데살 냄새가 풍겨왔고, 커피 향이 그 뒤를 따랐다. 나는 작은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그때, 테이블 옆에 앉은 현지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오늘 날씨 참 좋네요. 여행자님, 바기오 처음이신가요?”라고 물었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그가 추천하는 바기오의 숨은 명소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세션 로드 끝에 있는 작은 골목도 한번 가보세요. 숨은 맛집이 있어요,” 그는 말했다. 나는 그 조언을 가슴에 담고 카페를 나섰다.
오전에는 마인즈 뷰 파크(Mines View Park)로 향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기오의 전경은 마치 그림 같았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며 도시를 감싸안았다. 현지인이 “이곳에서의 전망은 마음을 비우기에 좋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근처의 작은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상인은 “여행자님, 여기 비가 많이 올 때가 있어요. 우산을 하나 사시면 좋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의 친절한 추천에 따라 나는 비옷을 샀다.
점심 무렵, 굿 셰퍼드 수녀원(Good Shepherd Convent)을 방문했다. 이곳의 유명한 우베 잼을 맛보며, 수녀님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여행은 마음의 여백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오늘의 여정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수녀님은 나에게 ‘좋은 여행자가 되려면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며, 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오후에는 벤캅 미술관(BenCab Museum)을 찾았다. 현대 미술과 전통 문화가 어우러진 전시를 감상하며, 예술이 주는 위로를 느꼈다. 미술관 뒤편의 정원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그곳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바기오의 예술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여기서는 예술을 통해 바기오의 삶을 느낄 수 있어요. 여러분도 꼭 느껴보세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미술관의 한 조각 한 조각을 다시 돌아보았다.
저녁에는 바기오 시티 마켓(Baguio City Market)을 방문했다. 시장 안은 활기로 가득했고,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현지 상인과의 짧은 대화 속에서 바기오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 그때, 길을 걷던 젊은 부부가 나에게 다가와 “혹시 길을 찾고 계신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미소 지으며, 내가 찾고 있던 가게를 묻자 그들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었다. 그들의 작은 친절에 감사하며, 나는 그들의 모습이 바기오의 따뜻한 정을 잘 보여준다고 느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세션 로드의 야경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의 불빛이 안개 속에서 부드럽게 퍼지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풍경화처럼 느껴졌다. 나는 오늘 하루를 되새기며, 바기오가 내게 속삭인 이야기들을 마음에 담았다. 바기오에서의 첫날,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뜻밖의 상황 속에서 이 도시가 가진 따뜻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5월 27일. 바기오에서의 첫날.
도시는 안개 속에서 조용히 말을 걸었다.
나는 그 속삭임에 귀를 기울였다.”
5월 28일 — 문화와 자연의 조화
아침, 바기오의 공기는 여전히 신선했다. 어제의 비가 남긴 차가운 공기가 이른 아침 햇살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나는 오늘, 도시의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먼저, 나는 보티니가든(Botani Garden)을 향해 걸었다. 이곳은 도시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난 평화로운 공간이었다. 정원을 거닐다 보니, 곳곳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며, 나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곳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이 정원은 우리의 조상이 남긴 자연의 선물이에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면 마음이 정화돼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나는 조금 더 오래 머물기로 결심했다.
점심 무렵, 나는 바기오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인 바기오 문화회관(Baguio Cultural Center)을 찾았다. 이곳은 바기오의 예술과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전시관 안에서 바기오와 그 주변 지역의 전통 미술과 공예 작품을 감상하며, 도시의 깊은 역사와 예술적 뿌리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지역의 전통 의상과 공예품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때, 문화회관에서 만난 한 예술가는 나에게 다가와 “바기오의 예술은 자연과의 깊은 연결 속에서 탄생합니다. 자연을 느끼고,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죠,”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기오의 예술이 단순히 미적 가치를 넘어서, 자연과 문화가 얽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후에는 바기오의 자연을 더욱 가까이 느끼기 위해 타비오 공원(Tabi-o Park)으로 향했다. 이곳은 바기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으로, 숲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그 길을 따라 걸어갔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순간, 나는 자연 속에서 온전히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숲의 냄새가 상쾌하게 코끝을 자극했다. 이곳에서 나를 맞이한 것은 그저 고요함이었다. 나는 숲의 깊숙한 곳에서 잠시 멈추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 소리는 마치 바기오의 숨결 같았다.
저녁에는 바기오 시내로 돌아와, 다시 한 번 바기오의 밤거리를 걸었다. 도심의 불빛은 따뜻하게 반짝였고, 거리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들이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나는 그 속에서 바기오의 문화와 자연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들을 느꼈다. 시내의 작은 골목을 돌아, 바기오의 역사적인 건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 도시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어느 한 거리에서 마주친 현지인은 “여기 바기오에서는 도시가 자연과 사람을 품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바기오의 문화와 자연은 언제나 서로를 보듬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를 되새기며, 바기오가 나에게 보여준 자연과 문화의 조화를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 이 도시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자연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져 흐르는 곳이었다. 나는 그 속에서 삶의 여유와 깊이를 느꼈다.
“5월 28일. 바기오에서의 하루.
문화와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곳에서,
나는 세상의 모든 속박을 잠시 내려놓았다.”
5월 29일 — 역사와 예술의 만남
바기오의 아침은 또 다른 맑은 날이었다.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바람이 산에서 불어왔다. 나는 오늘, 바기오가 품고 있는 역사적인 유산과 예술의 만남을 느끼기 위해, 역사적인 장소들을 찾아 나섰다. 도시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
첫 번째로 향한 곳은 바기오의 고적지인 **바기오 성당(Baguio Cathedral)**이었다. 이곳은 1900년대 초에 세운 건물로,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인상적이었다. 성당의 내부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 같았다. 벽면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서는 햇빛이 들어와,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앉아, 조용히 기도하며 이곳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성당을 나온 후, 나는 이곳에서 만난 현지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이 성당은 바기오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내 마음에 깊이 스며들었다.
점심을 지나, 나는 바기오 시내의 **우드슬라이드 및 전쟁기념관(Woodslide and War Memorial)**로 향했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바기오가 겪은 역사적 사건들을 기념하는 장소로, 당시의 전투와 고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전시관 안에는 당시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 옆에서는 바기오를 지키기 위해 싸운 현지인들의 이야기들이 들려주었다. 나는 전시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바기오가 겪은 아픔과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느꼈다. 전시관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이곳에서 우리는 역사를 되새기고, 더 나은 내일을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내 마음 속에서 울려 퍼졌다.
오후에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예술 공간인 바기오 미술관(Baguio Museum)**을 찾았다. 이곳은 바기오의 예술적 뿌리와 함께 다양한 전시를 통해 필리핀 전통 예술과 현대 예술을 아우르는 전시 공간이었다. 나는 특히 필리핀 전통 의상과 공예품들을 보며, 이곳의 예술이 자연과 인간의 삶을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시키는지를 깨달았다. 전시관에서 만난 큐레이터는 “바기오의 예술은 자연의 일부로,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그것을 작품에 담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말처럼, 바기오의 예술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창의력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저녁에는 **세션 로드(Session Road)**를 따라 걷다, 바기오의 역사적인 건물들과 거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거리는 아직도 활기가 넘쳤고,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예술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한 거리 예술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바기오의 거리가 예술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곳이라고 말했다. “여기 바기오에서는 예술이 거리로 나와 사람들과 소통합니다. 이곳에서 예술은 단순한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죠, 살아 숨 쉬는 존재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바기오에서 예술이 어떻게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를 되새기며, 바기오가 나에게 보여준 역사와 예술의 깊이를 음미했다. 이 도시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 아니었다. 바기오는 시간 속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들이 오늘 내게 말을 걸어왔음을 느꼈다.
“5월 29일. 바기오에서의 하루.
역사와 예술이 만나,
나는 이 도시 속에 숨겨진 깊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5월 30일 — 자연 속의 휴식
오늘 아침은 바기오에서 가장 느긋한 하루가 될 것 같았다. 시끄러운 도시의 소리 대신, 새들의 노래와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가 유일한 배경음이었다. 오늘은 자연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나는 이 작은 도시의 산과 숲이 나에게 제공하는 고요함을 온전히 느끼기로 했다.
먼저, 나는 **트래블러스 후이(Hiker’s Haven)**라는 이름의 숲 속 작은 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숲 속으로 들어가니,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며, 그 빛이 지면을 비추는 모습이 마치 황금빛 길처럼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나무와 풀, 작은 꽃들이 모두 나를 반겨주는 듯했다. 숲 속의 그늘은 무척 시원하고, 공기 역시 신선했다. 이곳에서의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닌,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었다. 중간 중간, 나는 잠시 멈춰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고, 그 순간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평화가 밀려왔다.
오전의 시간은 그렇게 자연 속에서 흐르고, 나는 **캠벨 오크(Campbell Oak)**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기오에서 가장 오래된 오크 나무들이 자생하는 곳으로, 그 주변의 산책로는 유명한 명소 중 하나다. 나무들이 만든 그늘 속에서 나는 작은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내 옆에 앉은 현지인 한 명이 말을 걸었다. “이 나무들 중 몇몇은 100년을 넘게 살았어요. 바기오의 숨은 보물입니다.” 그가 말하던 것처럼, 이 오크 나무들은 바기오가 가진 오랜 자연의 역사를 상징하는 듯했다. 나는 잠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이 지닌 오래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순간, 나는 시간을 잊고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는 기분을 만끽했다.
점심은 마운틴 리트리트 호텔(Mountain Retreat Hotel) 근처에서 가볍게 해결했다. 이곳은 바기오의 유명한 자연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특히 신선한 야채와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인기였다. 나는 그곳에서 나오는 신선한 채소 샐러드와 바기오 특산물인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다. 얼음처럼 시원하고, 자연의 달콤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그 맛은, 바기오의 자연을 한 입에 담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타가일 파크(Tagal Fall Park)**로 향했다. 이곳은 숨겨진 폭포가 있는 작은 공원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였다. 폭포의 물소리는 고요한 자연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따라가며 잠시 명상에 잠겼다. 물은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나는 그 속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온전히 존재했다.
저녁이 다가오면서, 나는 바기오의 **모닝 트레일(Morning Trail)**을 걸어보았다. 이 길은 산의 끝자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작은 오솔길로, 바기오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였다. 길을 걸으며 나는 바기오의 푸른 산과 도시를 감상했다. 그 사이로 내려오는 일몰의 빛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자연 속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순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었다. 나는 산과 하늘, 그리고 나 자신이 하나 되는 그런 순간을 고요히 느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내게 주어진 자연의 선물을 음미하며, 바기오가 내게 전하는 휴식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의 고요함을 찾을 수 있는 곳이었다. 바기오의 자연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5월 30일. 바기오에서의 자연 속 하루.
숲과 산이 나에게 말을 걸고,
나는 그 속에서 휴식을 찾았다.”
5월 31일 — 지역 사회와의 교감
오늘은 바기오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교감을 깊이 느끼고 싶은 하루였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사람들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바기오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기로 했다. 관광지에서의 휴식은 잠시 접어두고, 오늘은 마을 사람들과 직접 만남을 가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나누고자 했다.
아침 일찍, 나는 **바기오 타운 센터(Baguio Town Center)**로 향했다. 이곳은 바기오에서 가장 전통적인 시장 중 하나로, 매일 아침 현지인들이 장을 보고, 물건을 사고 파는 모습이 생동감 넘쳤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 손수 만든 공예품들이 나를 맞이했다. 나는 시장 곳곳을 천천히 걸으며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에 눈을 기울였다. 그리고 한 상점에서 핸드메이드 비누를 팔고 있는 여성 상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는 “이 비누는 모두 우리가 직접 만든 거예요. 바기오의 산에서 자생하는 식물들로 만든 거죠”라고 말하며 자랑스럽게 제품을 소개해주었다. 그 말 속에서 바기오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과 자원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미소 속에서, 나는 이 작은 시장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터인지 알 수 있었다.
오전에는 **루마운트(Rumaunt)**라는 작은 마을로 갔다. 이곳은 바기오의 도시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으로, 외국인들이 잘 찾지 않는 숨겨진 마을이다. 마을에 도착하자, 집집마다 널찍한 마당과 함께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남성 농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는 “이 지역의 기후는 농업에 아주 좋습니다. 우리는 사과, 고구마, 감자 같은 걸 재배해요”라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이 지역 사람들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농부와의 대화 후, 나는 그의 농장에서 직접 재배된 고구마를 시식해 보았다. 그 맛은 정말 특별했다. 직접 키운 고구마의 달콤함은 신선함에서 오는 자연의 맛이었고, 그 맛을 통해 이 마을 사람들의 삶의 일면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현지 음식점에서 해결했다. 식당의 주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는 바기오의 전통 음식을 내게 추천해주었다. 바로 **‘양고기 수프’**와 **‘브라운 라이스’**였다. 양고기의 진한 국물 맛과 쫄깃한 고기는 현지에서 자주 먹는 음식으로, 그 특유의 맛이 나에게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현지인들은 이런 음식으로 소박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고, 나는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따뜻한 정을 느꼈다. 이곳의 사람들이 보여준 친절과 순수함 속에서, 바기오의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바기오 역사 박물관(Baguio Museum)**을 방문했다. 이 박물관은 바기오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로, 특히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과 문화유산을 잘 보여준다. 박물관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바기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세계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바기오의 고유한 매력을 사랑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바기오는 외지인들에게는 관광지일 수 있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고향 그 자체였다. 그들의 삶은 바기오의 문화 속에서 녹아들어 있었고, 나는 그들이 바기오라는 도시를 어떻게 살아가고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다.
저녁에는 세션 로드를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곳은 바기오의 상업 중심지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양한 음식점과 상점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며 상업적 활기를 띠고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표정과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눈여겨보았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나는 어느 가게 앞에 서서 지역 주민들이 손수 만든 공예품을 구경하며,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 아니라, 바기오의 사람들과의 교감이었다. 사람들과 만나는 순간마다 그들의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만난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되새기며, 바기오라는 도시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그 자체로 살아있는 문화의 숨결이 담긴 곳임을 깨달았다. 이곳의 주민들은 바기오의 매력을 품고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의 교감을 통해, 바기오가 나에게 속삭인 이야기를 마음속 깊이 새겼다.
“5월 31일. 바기오에서의 하루.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6월 1일 — 바기오에 있는 학교을 향하여
오늘은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며칠을 맞이하며, 도시 속 교육의 중심지인 학교들을 방문하는 하루로 정했다. 바기오는 산 속의 도시로서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교육이 어떻게 도시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느끼고 싶었다.
아침 일찍, **바기오 대학(Baguio University)**으로 향했다. 바기오 대학은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중 하나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서자, 학생들이 활기차게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잠시 캠퍼스 안을 걸으며, 학생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 대학의 교육적인 분위기와 학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학 내 작은 도서관에서 잠시 책을 들고 앉아, 바기오에서의 학문적 분위기를 흠뻑 느꼈다. 도서관 안은 조용했고, 책 사이로 읽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그들은 바기오라는 도시의 일상과 교육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를 말해주는 듯했다.
그 후, 나는 **페퍼드 대학(Peppard University)**을 방문했다. 이 대학은 바기오에서 또 다른 중요한 교육 기관으로, 특히 교육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강한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캠퍼스를 둘러보며, 나는 교수와 학생들이 학문적 토론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대학의 교육 철학은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조하는데, 그들의 학문적 접근이 단지 이론적 지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역 사회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캠퍼스 앞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이 대학은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용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 속에서 나는 바기오의 교육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마운트 칼바리오 대학(Mount Calvario University)**으로 향했다. 이 대학은 바기오의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캠퍼스는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습하면서도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곳에서 나는 학생들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을 탐험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생활 속에서 교육과 자연의 조화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세인트 루이스 대학(St. Louis University)**을 방문했다. 이 대학은 바기오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 기관 중 하나로, 이 지역에서의 교육 역사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나는 대학 내부의 역사적인 건물을 돌아보며,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대학의 전통은 단순히 교육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와 기여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세인트 루이스 대학의 교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나는 바기오의 교육적 가치가 어떻게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저녁에는 캠퍼스 주변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사람은, 바기오의 교육이 단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교가 지역 사회와 어떻게 협력하는지를 이야기해주었다. 그는 "바기오의 학교들은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학생들도 이러한 가치를 내면화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은 내가 오늘 하루 동안 바기오의 교육 기관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잘 요약해 주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방문한 학교들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떠올리며, 바기오에서의 교육이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을 넘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곳의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바기오라는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을 주고 있었다.
“6월 1일. 바기오에서의 하루.
학교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교육이 단지 지식 전달이 아닌,
지역 사회와의 연결임을 깨달았다.”
6월 2일 — 딸기 농장 방문 그리고 마지막 날의 여유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어쩐지 마음이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며칠 간의 바쁜 일정 속에서 바기오가 나에게 주었던 모든 경험들이 하나둘씩 마음 속에 쌓여가고 있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여정을 특별하게 보내고자 했다. 바기오 근교의 딸기 농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딸기 농장은 바기오의 특산물로 유명한 곳으로, 이곳에서 딸기를 직접 수확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마지막 하루를 보내는 이 특별한 순간을, 나는 어떻게든 기억하고 싶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를 떠났다. 공기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바기오의 상쾌한 공기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나는 오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감이 커졌다. 딸기 농장은 바기오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차를 타고 도로를 따라 달려가면서, 바기오의 자연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도착하자마자, 딸기 농장은 예상보다 더 푸르고 넓은 공간이었다. 농장은 산지의 특성상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바기오의 상쾌한 기후와 자연이 만들어낸 비옥한 땅에서 자란 딸기들이 눈에 띄었다. 농장 안으로 들어서니, 빨갛게 익은 딸기들이 가득한 밭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농장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딸기 수확에 참여했다.
딸기를 한 알, 한 알 따면서, 자연 속에서 여유를 느끼고 있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상큼한 딸기의 향기와, 그 싱그러운 색감에 매료되었다. 작은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딸기를 따고 있었고, 그들의 웃음소리가 농장을 가득 채웠다. 나는 잠시 딸기를 따면서, 이 평화로운 순간을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특히, 딸기를 따며 들었던 농장 직원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이곳의 딸기는 바기오의 기운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바기오의 신선한 공기와 자연이 만들어낸 맛이죠."
딸기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나는 농장 근처의 작은 카페에 들러 신선한 딸기 주스를 한 잔 마셨다. 진하고 상큼한 맛이 입안에서 퍼지며,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고요하게 마무리하는 기분이 들었다. 카페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기오의 산과 들판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오후에는 바기오 시내로 돌아와, 여유롭게 거리를 걸었다. 세션 로드와 번햄 파크를 다시 한 번 방문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도시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를 걸으며, 나는 이 도시의 일상 속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을 여유 있게 즐겼다.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며, 바기오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음미했다.
저녁이 되어, 바기오의 마지막 저녁을 맞이하며, 나는 바기오 시티 마켓을 다시 찾았다. 오늘은 조금 더 여유롭게 시장을 구경하며, 바기오의 지역 상인들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의 친절함과 따뜻함은 바기오에서 느꼈던 모든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시장 한 켠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감회가 깊어졌다.
밤이 깊어지면서, 마지막으로 세션 로드의 야경을 보러 갔다. 길거리에 불빛들이 은은하게 비치며, 바기오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가 숨 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바기오가 나에게 속삭였던 모든 이야기를 마음속에 담으며, 나는 그 마지막 밤을 고요하게 보냈다.
“6월 2일.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하루.
딸기 농장에서 자연의 맛을 느끼고,
도시 속에서 여유를 찾았다.
이 도시는, 이렇게 나를 보내주었다.”
오늘 하루는 바기오에서의 마지막 날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하루였다. 딸기 농장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바기오 시내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나는 이 도시가 내게 준 평화와 위로를 마음 속에 새겼다. 바기오는 나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사람들과의 교감과 자연, 그리고 문화를 아우르는 특별한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북부 루손주 걷는 시간》
제10화: 사가다행 버스, 더 높고 깊은 곳으로...
2025년 6월 3일, 화요일. 아침 6시 30분.
눈을 뜨자마자 머리 위로 들려온 건, “커피 마실래요?”라는 숙소 주인의 천사 같은 제안.
“오늘 사가다 가요.” 한 마디 던졌더니, 그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한다.
“오, 사가다! 거긴 진짜… 음… 구불구불!”
갑자기 애니메이션처럼 팔로 ‘지그재그’를 표현하신다. 아, 이거 심상치 않구나.
짐을 챙기고, 출발 전 마지막 바기오의 아침을 기념하듯 세션 로드 근처 로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따뜻한 롱가니사와 마늘밥, 그리고 그 유명한 바기오 커피 한 잔.
“이 맛, 바기오가 작별 인사하는 중이네.”
속으로 그렇게 읊조리며, 천천히 바기오의 거리를 마지막으로 걷는다.
안개 낀 거리, 모닝 러시에 지프니들이 지나다니는 풍경이 꼭 한 편의 흑백 영화 같았다.
8시 15분, Dangwa 버스터미널.
사가다행 GL Trans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자리 싸움은 없었지만, 눈빛은 전쟁이었다.
버스 창가 자리 확보 완료. 이 정도면 승리의 여정.
옆자리에는 **금발 곱슬머리의 독일인 여행자 '피터'**가 앉았다.
“Where you heading from?”
“Baguio. Now Sagada. You?”
“Me? All over the Philippines. Even been to Tawi-Tawi!”
와우, 나보다 더 진심인데? 그 후로 우리 둘은 끝없는 여행 토크.
팔라완이 어쨌고, 비간이 어땠고, 모알보알에서 물에 빠졌고…
덕분에 버스는 꾸불꾸불한 산길을 달리는 중인데도 멀미할 틈이 없었다.
그러던 중—
덜컹! 크르르르릉— 퍽.
버스가 멈췄다.
“Is this part of the experience?” 피터가 웃으며 말한다.
“아마도... 필리핀식 놀이기구?”
기사님이 내려서 후드를 열고 뭔가를 두드리는 소리.
우리는 그 틈을 타서 주변 풍경을 바라봤다.
안개 낀 산자락, 돌담 위로 핀 야생화, 멀리서 들려오는 수탉 울음.
자연이 만든 휴게소였다.
1시간 뒤, 버스는 다시 출발.
피터가 꺼낸 망고 건과 땅콩을 나눠주며 “Survival snack”이라 말하니 웃음이 터졌다.
점심 무렵, 사가다 도착.
11시 50분. 정확히 3시간 30분 지연.
버스터미널에서 신속히 휴대폰 검색 ON.
“여기다!” 피터와 함께 찾은 숙소는 'Green House Inn' — 가성비 최고, 전망 Good, 온수 있음!
“이건 운명이다.” 피터가 말하자, 나도 한 마디.
“운명인데... 방은 따로.” (웃음)
저녁 6시. 약속 장소는 사가다 타운센터 앞 나무 그늘 아래.
“Ready for local food?”
피터와 함께 들어간 현지식 식당.
싱싱한 핀닉피칸(돼지고기 조림), 버섯 수프, 현지 라이스 와인 한 잔.
서로의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둘 다 ‘필리핀 애호가’였다.
피터는 말한다. “I think we were Filipinos in our past life.”
나도 “그럼 난 진심 우베잼 장인이었겠네.”
밤 9시. 숙소 근처 구멍가게에서 맥주 두 캔과 마른안주 구매.
샤워 후, 발코니에서 맥주 한 모금.
산 속 밤공기는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진짜 왔구나… 사가다.”
잠깐 정적, 그리고 피터가 외친다.
“Tomorrow. Caves?”
“Deal. But only if no bus breaks down again.”
우리는 웃었다.
2025년 6월 3일. 바기오에서 사가다까지.
버스는 멈췄지만, 여행은 더 굴러갔다.
사람을 만나고, 길을 기다리고, 자연과 농담을 나눈 하루였다.
이제 나는 더 높고 깊은 곳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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